
「제조업 신중흥기」 시리즈 · 4편 / 전 8편
16%와 18.4%. 앞의 숫자는 2026년 1~8월 한국 조선소가 가져간 전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이고, 뒤의 숫자는 같은 해 2분기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이다. 둘은 같은 지표가 아니다. 하지만 수주 물량에서는 중국에 밀리는데 주요 조선사의 수익성은 오히려 높아진, 지금의 역설을 한 줄로 보여준다.
한국 조선업은 점유율에서 중국에 크게 지고 있지만, 주요 조선사는 분기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 다만 지금의 이익은 2023~2024년에 비싸게 따낸 계약에서 나온다. 이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2029~2031년 도크를 어떤 가격에 채우느냐가 정한다.
3줄 요약
📌 수주 점유율은 한국 16%, 중국 76%로 격차가 60%p까지 벌어졌다 (2026년 1~8월, 클락슨리서치).
📌 같은 기간 조선 빅3의 영업이익률은 10~18%로, 2024년의 2~6%에서 크게 올랐다 (2026년 2분기, DART 반기보고서 기준).
🔎 이익은 과거 선가의 지연 반영이다. 신조선가지수는 2024년 고점 이후 고점권에서 등락하고 있고, 한국 주력인 LNG선 가격은 고점보다 낮아졌다. 중국은 LNG선에서 따라오고 있다.
표기 기준 — 📌 확정된 사실 · 📢 발표됐지만 시행 전 · 📈 전망·추정 · 🔎 머니그래머 분석
점유율은 지고 있다 — 격차 60%p
0편에서 이 시리즈의 공통 프레임을 “납기가 만든 신중흥기”로 잡았다. 반도체·전력기기·원자력은 공급이 모자라 파는 쪽이 값을 정하는 구조였다. 조선은 그 구조가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업종이다. 물량에서는 밀리지만, 한국 조선사는 LNG선 같은 고부가 선종과 빠듯한 도크를 바탕으로 골라서 받을 여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량부터 보면 한국은 분명히 지고 있다. 한 해 신규 수주에서도, 앞으로 지을 배가 쌓인 수주잔고에서도 중국과의 거리가 벌어졌다.
| 기간 | 한국 수주 점유율 | 중국 수주 점유율 | 한국 잔고 점유율 | 중국 잔고 점유율 |
|---|---|---|---|---|
| 2024년 | 17% | 70% | 24% | 58% |
| 2025년 | 21% | 63% | 20% | 62% |
| 2026년 1~8월 | 16% ▼ | 76% ▲ | 18% ▼ | 67% ▲ |
출처: 클락슨리서치(산업통상자원부 배포) — 2024년 연간 2025-01-08, 2025년 연간 2026-01-07, 2026년 1~8월 2026-09-04 발표. CGT(표준선 환산톤수) 기준, 잔고는 각 기간 말. 월간 수치는 매달 소급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25년 한 해만 보면 반대 신호도 있었다. 글로벌 발주가 26.5% 줄어든 해에 한국 수주는 7.6% 늘었고 중국은 34.8% 줄었다. 그러나 2026년 들어 발주가 다시 늘자 늘어난 물량의 대부분을 중국이 가져갔다. 8월 한 달만 보면 한국 7%, 중국 85%였다.
더 눈여겨볼 숫자는 잔고다. 한국 수주잔고는 2024년 말 3,787만CGT에서 2026년 8월 말 3,796만CGT로 사실상 제자리다. 같은 기간 중국은 9,078만CGT에서 1억4,539만CGT로 약 60% 늘었다. 🔎 한국은 짓는 만큼만 새로 채우고 있고, 중국은 미래 일감을 쌓고 있다.
그런데 이익률은 두 자릿수로 올랐다
점유율 표만 보면 위기처럼 읽힌다. 손익계산서는 정반대 이야기를 한다. 조선 빅3는 2026년 2분기에 나란히 분기 최대 수준의 이익을 냈다.
| 영업이익률(연결) | 2024년 | 2025년 | 2026년 2분기 |
|---|---|---|---|
| HD한국조선해양 | 5.6% | 13.0% | 18.4% ▲ |
| 한화오션 | 2.2% | 9.1% | 13.5% ▲ |
| 삼성중공업 | 5.1% | 8.1% | 10.1% ▲ |
출처: DART 연결재무제표 기준 계산(영업이익÷매출). 2024·2025년은 2025년 사업보고서(삼성중공업 2026-03-12, 한화오션 2026-03-17, HD한국조선해양 2026-03-20 제출), 2026년 2분기는 반기보고서의 3개월 수치(한화오션 2026-08-12,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2026-08-14 제출).

사업부 단위로 내려가면 숫자가 더 커진다. 📌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부문 영업이익률은 18.8%, 한화오션 상선부문은 약 22.7%였다(각 사 2분기 컨퍼런스콜). 다만 한화오션의 2분기 매출에는 해양플랜트 P-79 인도에 따른 약 1.5조 원이 한 번에 반영돼 있어, 매출 증가율을 그대로 추세로 읽으면 안 된다.
점유율 16%로도 두 자릿수 이익률이 나오는 이유를 세 가지로 나눠 본다.
점유율에서 지고도 이익률에서 이기는 세 가지 이유
① 한 척의 크기가 다르다
점유율은 CGT로 센다. CGT는 배의 크기와 건조 난도를 반영한 단위지만, 척 수 대비 가치까지 다 담지는 못한다. 🔎 2026년 상반기 클락슨 집계로 계산하면 한국은 한 척당 약 4.1만CGT, 중국은 약 2.7만CGT를 수주했다. 한국은 적게 받되 큰 배, 어려운 배를 받는다.
그 중심이 LNG운반선이다. 📌 머니투데이가 인용한 클락슨 집계로 2026년 1월~9월 18일 LNG선 발주 66척 가운데 한국이 40척(61.2%)을 가져갔다(2026-09-22 보도). HD현대중공업의 2분기 건조 물량에서 LNG선이 45%, LPG선·암모니아운반선이 29%였다는 점도 같은 방향이다.
② 도크가 2029년까지 찼다 — 납기가 가격이 된다
2편 전력기기에서 변압기 리드타임이 160주까지 늘자 공급사가 가격을 정하게 됐다. 조선도 같은 구조다. 📌 조선 3사 합산 수주잔고는 약 1,454억 달러로, 2014년 이후 처음 200조 원을 넘었다(CEO스코어데일리, 2026-08-20). 📈 산업연구원은 한국 조선소의 일감을 약 3.5년치로 본다(2026-01).
📌 한화오션은 2분기 컨퍼런스콜(2026-07-27)에서 2029~2030년 인도분 LNG선 슬롯 대부분을 놓고 선주와 협상 중이며, 영업 범위를 2031년 상반기 인도분까지 넓혔다고 밝혔다. 아직 계약 확정은 아니다. 선주가 3~4년을 기다려서라도 한국 도크를 잡으려는 것이 곧 가격결정력이다.

③ 선가는 2~3년 늦게 손익에 도착한다
조선사는 배를 짓는 진행 정도에 따라 매출을 나눠 잡는다. 계약 후 설계와 강재 절단까지 1~2년이 걸리고, 그 뒤 건조 기간 동안 매출이 쌓인다. 그래서 오늘의 이익은 2~3년 전 계약 가격의 결과다.
📌 신조선가지수는 2020년 12월 125.6에서 2024년 12월 189.16으로 51% 올랐다(클락슨리서치). 그 사이 비싸게 따낸 배가 지금 도크를 지나며 매출로 바뀌는 중이다. 📈 DS투자증권은 한화오션 상선 매출에서 2024년 이후 수주한 고선가 물량 비중을 약 70%로 추정했다(2026-07-28). 📌 HD현대삼호도 과거 저가 물량이 먼저 소진되고 있다고 밝혔다(2026-07-29 컨퍼런스콜).
이기는 구도의 유통기한
세 번째 이유는 뒤집어 읽어야 한다. 선가가 2~3년 늦게 도착한다면, 선가가 고점권에서 정체된 것도 2~3년 뒤에 도착한다.
| 항목 | 2024년 12월 | 2026년 8월 | 방향 |
|---|---|---|---|
| 신조선가지수 | 189.16 | 186.34 | 횡보 |
| LNG선(17.4만㎥) | 2억6,000만 달러 | 2억4,850만 달러 | ▼ 하락 |
| 초대형 컨테이너선 | 2억7,500만 달러 | 2억5,400만 달러 | ▼ 하락 |
| VLCC(초대형 유조선) | 1억2,900만 달러 | 1억3,100만 달러 | ▲ 상승 |
출처: 클락슨리서치 신조선가 — 2024년 12월분 2025-01-08, 2026년 8월분 2026-09-04 발표. 지수 사이클 고점은 2024년 9월 189.96, 역대 최고는 2008년 9월 191.58.
🔎 지수는 고점 근처에 머물러 있지만 방향성이 없다. 한국 주력인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오히려 내렸다. 2026년에 따낸 배의 평균 선가가 지금 매출로 잡히는 2023~2024년 계약보다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여기에 경쟁 변수가 두 개 붙는다.
중국의 LNG선 추격. 📌 2026년 4월 중국초상국중공업이 18만㎥급 LNG선을 인도하면서, 중국 안에서 대형 LNG선을 짓는 조선소가 5곳이 됐다(서울경제, 2026-04-30). 📌 LNG선 발주에서 중국 몫은 2025년 8.1%에서 2026년 38.8%로 회복했다(머니투데이, 2026-09-22). 🔎 한국 도크가 차서 밀려난 발주가 중국의 실적 경력이 되는 역설도 있다.
중국도 돈을 번다. “중국은 물량, 한국은 이익”이라는 구도는 절반만 맞다. 📌 중국 최대 조선그룹 중국선박(CSSC)의 2026년 상반기 순이익은 99.5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163.5% 늘었다(Seatrade Maritime, 2026-08). 2025년 흡수합병 효과가 섞인 숫자다. 🔎 순이익률로 환산하면 약 10.9%로,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보다 낮고 삼성중공업보다 높다. 회계기준과 사업 구성이 달라 참고용 비교다.

미국 변수 — 확정된 것과 발표된 것
미국이 중국 조선을 견제하면 한국이 반사이익을 본다는 기대가 크다. 단계별로 나눠 보면 아직 확정된 것은 많지 않다.
| 항목 | 내용 | 단계 |
|---|---|---|
| USTR 섹션301 항만수수료 | 중국 선사·중국 건조선 입항 수수료. 2025-11-10부터 1년 유예, 2026-11-09 만료 전 연장 여부 검토 | 📌 확정 조치 · 유예 중 |
| MASGA 1,500억 달러 | 한미 조선협력 투자 약속. 한미 조선협력센터 2026-07-23 워싱턴 개소 | 📢 발표 · 집행 내역 미공개 |
| 한화 필리조선소 | 미 정부가 약 20억 달러를 투입하는 미사일 추적함(MRIV) 2척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예정(2026-07 발표, 건조관리는 TOTE Services). 2030년까지 연 20척 체제 목표 | 📌 건조 확정 · 📢 증설 계획 |
| 해외 건조 군함 금지 | 번스-톨레프슨 수정법(현행). FY2027 국방수권법 하원안에도 해외 조선소 건조 금지 조항 포함 | 📌 현행법 · 입법 진행 중 |
| 미 해군 정비(MRO) |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이 군수지원함 정비를 잇달아 수주 | 📌 확정 · 매출 비중 작음 |
출처: 미 연방관보 2025-11-13 게재 수정고시(USTR), 산업통상자원부 발표(2026-07-23), 미 교통부·TOTE Services 발표(2026-07), 헤럴드경제(2026-07-21), EBN(2026-09-21).
🔎 섹션301 수수료가 유예된 2026년에 중국 점유율은 오히려 72~85%로 올랐다. 지금으로서는 한국 점유율을 떠받치는 요인이 아니다. 11월 연장 여부가 첫 번째 확인 지점이다. 군함 건조 시장은 미국 법이 막고 있고, 필리조선소 수주도 계열사 발주 비중이 크다. 1,500억 달러라는 숫자와 실제 집행 규모 사이의 간극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다음에 확인할 숫자 세 개
한국 조선업이 지금 확보한 핵심 자산은 점유율보다 3~4년치 수주잔고에서 나오는 협상 여력에 가깝다. 그 유효기간을 가늠하려면 아래 세 가지를 보면 된다. 7편에서 사이클을 읽는 지표로 다시 정리한다.
1. 2029~2031년 인도분 LNG선 계약 선가 — 2억4,850만 달러(2026년 8월)보다 높게 잡히는지. 2028년 이후 마진의 선행 지표다.
2. USTR 섹션301 유예 연장 여부 — 2026-11-09 만료. 재부과되면 중국 건조선 발주 비용이 달라진다.
3. IMO 넷제로 프레임워크 채택 일정 — 2025년 10월 회의가 연기된 뒤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026년 11월 23~27일 실무그룹과 11월 30일~12월 3일 MEPC 85를 거쳐, 임시총회는 12월 4일 재개될 예정이다(MEPC 85 확인 전제). 이중연료선 교체 발주의 속도를 정한다.
리스크는 따로 있다. 줄어드는 내국인 생산직, 후판 가격 협상, 환율이 모두 마진을 흔든다. 6편에서 신중흥기를 끝낼 수 있는 변수로 묶어 다룬다.

자주 묻는 질문
Q.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면 한국 조선업이 위기라는 뜻인가요?
지금 당장은 아닙니다. 한국 조선소는 연간 건조능력이 사실상 꽉 찬 상태라, 시장이 커지면 점유율이 기계적으로 낮아집니다. 다만 수주잔고 점유율까지 24%에서 18%로 내려온 점은 미래 일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신호로 보셔야 합니다.
Q. 신조선가가 오르지 않으면 이익도 바로 줄어드나요?
바로 줄지는 않습니다. 계약에서 매출 인식까지 2~3년 시차가 있어, 2023~2024년 고선가 계약의 매출 인식이 이어지는 동안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여지는 있습니다. 다만 환율·후판 가격·건조 선종 구성과 일회성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2027년까지 현재 수준의 이익률이 유지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 미국의 중국 선박 항만수수료는 지금 부과되고 있나요?
아닙니다. 2025년 11월 10일부터 2026년 11월 9일까지 1년간 유예돼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만료 전에 연장 여부를 결정합니다.
Q. LNG운반선은 여전히 한국이 가져가나요?
2026년 발주 기준으로 한국이 60% 안팎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몫이 2025년 한 자릿수에서 30%대로 올라왔고 대형 LNG선을 짓는 중국 조선소도 늘고 있어, 격차는 좁아지는 추세입니다. 집계 기관에 따라 점유율 수치가 다르니 기준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산업 구조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내용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 수치는 표기된 발표일 기준이며 이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 판단 전 최신 공시와 공식 자료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클락슨리서치 월간 수주·선가 통계 — clarksons.com /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참고자료 — motie.go.kr
· 조선 3사 분기 실적 공시 — dart.fss.or.kr
· 미 연방관보, USTR 섹션301 수정 고시(2025-11-13) — federalregister.gov
· CSSC 2026년 상반기 실적 — Seatrade Maritime
· IMO MEPC 84 결과·넷제로 프레임워크 향후 일정(2026-05-01) — IMO 공식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