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회사 모두 영업적자다. 그런데 시장이 값을 매기는 대상은 서로 다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미 출하 중인 회로박에, SKC는 아직 매출이 없는 유리기판에, 솔루스첨단소재는 회로박을 팔고 남은 전지박에 값이 붙어 있다.
같은 ‘AI 동박주’로 묶이지만 노출의 종류가 다르다. 2026년 반기보고서 숫자를 같은 기준으로 세워놓고 비교했다.
이 글의 기준
재무 수치는 2026년 8월 14일 제출된 3사 반기보고서(DART) 원문 기준이며, 주가는 2026년 9월 18일 마감 기준입니다. 목표주가·추정치는 증권사 자료의 발표 시점을 함께 적었습니다.
세 회사 모두 적자다, 값이 매겨지는 곳은 다르다
2026년 2분기 기준으로 세 회사 모두 영업적자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흑자는 아니다. 먼저 같은 기간, 같은 기준으로 세워본다.

| 2026년 2분기 | 롯데EM | SKC | 솔루스 |
|---|---|---|---|
| 매출 | 1,942억 | 6,454억 | 1,019억 |
| 영업손익 | −169억 | −144억 | −217억 |
| 순손익 | −188억 | −822억 | +593억 |
| 상반기 누적 매출 | 3,540억 | 1조1,420억 | 1,899억 |
| 상반기 영업손익 | −219억 | −432억 | −537억 |
| 부채비율 | 31.5% | 156.7% | 116.1% |
2026년 반기보고서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부채총계÷자본총계로 산출. 솔루스 순이익은 회로박 사업 매각에 따른 중단사업이익이 반영된 수치다.
표에서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솔루스의 순이익 593억이다. 영업은 217억 적자인데 순이익이 흑자다. 회로박 사업을 팔아서 생긴 일회성 이익이다. 본업이 돌아선 게 아니다.
SKC는 매출이 가장 크고 영업적자가 가장 작은데 순손실은 822억으로 가장 크다. 영업 아래에서 빠지는 금액이 크다는 뜻이다. 이자비용과 지분법 손실이 얹히는 구조다.
롯데EM에는 표에 안 보이는 특이점이 하나 있다. 상반기 누적 순손실이 149억으로, 2분기 한 분기 순손실 188억보다 작다. 1분기에 순이익이 약 39억 났다는 뜻이다. 1분기 영업손익은 50억 적자였으니 환율 같은 영업외 요인이 순이익을 밀어올렸다. 적자 축소 흐름을 읽을 때 영업손익과 순손익의 방향이 엇갈리는 구간이 있다.
롯데는 회로박, SKC는 유리기판, 솔루스는 전지박
‘AI 수혜’라는 말이 세 회사에 똑같이 붙지만, 실제로 AI 수요와 맞닿아 있는 제품은 서로 다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 회로박 직접 노출
AI 가속기용 고다층 기판에 들어가는 HVLP 회로박을 직접 만든다. 회사는 익산공장을 국내 유일의 회로박 생산기지로 소개하고 있다. 2026년 8월부터 CPU용 HVLP3급 출하가 시작됐다.
SKC — 회로박 없음, 유리기판 옵션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전지박 중심이고 회로박 사업은 없다. SKC의 AI 스토리는 자회사 앱솔릭스의 유리기판이다.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단계다.
솔루스첨단소재 — 회로박을 팔았다
2026년 4월 회로박 사업부를 매각했다. 2분기부터 중단사업으로 빠졌다. 남은 축은 헝가리·캐나다의 전지박과 OLED 소재다.
솔루스의 선택이 특히 눈에 띈다. AI 회로박 수요가 부각되는 국면에서 오히려 그 사업을 정리했다. 매각으로 3,014억 원을 확보해 전지박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회로박 테마에서는 빠지고 전지박 정상화에 집중하는 쪽을 골랐다.
SKC 실적을 실제로 떠받치는 부문도 AI 소재가 아니다. 2분기 부문별로 보면 화학이 영업이익 305억, 반도체소재가 213억을 냈고, 동박(SK넥실리스)은 308억 적자였다. 유리기판은 아직 손익계산서에 등장하지 않는다. SKC를 볼 때 HVLP보다 유리기판을 봐야 하는 이유는 2편에서 따로 정리했다.
적자 3사 밸류에이션, PER 대신 무엇을 보나
2026년 2분기 기준 세 회사 모두 영업적자다. 솔루스는 회로박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으로 순이익이 흑자로 찍혔지만, 이런 수치로 PER을 계산하면 오히려 왜곡이 생긴다. 그래서 증권사들은 회사마다 다른 지표를 쓴다. 어떤 지표를 골랐는지가 그 회사를 무엇으로 보는지를 드러낸다.

| 항목 | 롯데EM | SKC | 솔루스 |
|---|---|---|---|
| 9/18 마감 | 42,200원 (+7.38%) | 87,600원 (+0.92%) | 8,290원 (+5.74%) |
| PER 적용 가능 여부 | 순손실로 산출 불가 EPS −1,556원 | 순손실로 산출 불가 | 일회성 이익 반영, 비교 부적합 |
| 주로 쓰인 지표 | 동종업체 EV/EBITDA 멀티플 PBR 1.28배 (BPS 32,887원) | 유리기판 상용화 기대를 반영한 리레이팅 논리 | 부문별 SOTP |
| 목표주가 | NH 5.5만(9/17) 유진 6.5만(4/22) 평균 56,714원 | 메리츠 14만(5/7) 신영 13만(5/28, 중립) | IBK 2만(4/29) SK 2만 |
주가는 2026년 9월 18일 KRX 애프터마켓 마감 기준(롯데EM 정규장 종가는 42,300원). 롯데EM 목표주가 평균은 최근 3개월간 증권사 전망치 평균으로 2026년 9월 17일 기준 에프앤가이드 집계. 개별 목표주가는 각 증권사 발표 시점 기준이며 이후 변경됐을 수 있습니다.
롯데EM은 순이익이 마이너스라 PER이 안 나오지만 PBR은 1.28배로 계산된다. 주당순자산 32,887원 대비 주가가 그만큼 붙어 있다는 뜻이다. 자산 대비로는 크게 비싸지 않은데, 정작 그 자산이 아직 이익을 못 내고 있다는 게 이 종목의 현재 상태다.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은 56,714원으로 9월 18일 주가보다 높다. 다만 여기서 하나 짚고 갈 대목이 있다. NH투자증권은 9월 17일 롯데EM 목표주가를 5만 5,000원으로 올렸는데, 상향 근거가 실적 추정 변경이 아니었다. 동종업체 멀티플을 18.0배에서 19.5배로 올려 잡은 결과였다. 회사 실적 전망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업종 전체 주가가 올라 비교 기준이 높아진 것이다.
목표주가가 올랐다는 뉴스를 볼 때 추정치가 바뀐 건지, 멀티플이 바뀐 건지를 구분하면 같은 헤드라인이 다르게 읽힌다. 적자인데 목표주가가 오른 배경은 1편에서 다뤘다.
실적 가시성 — 2027년 흑자전환의 근거는 같은 무게가 아니다
회사 자료와 증권사 전망을 모아보면 세 회사 모두 2027년을 주요 손익 개선 시점으로 거론한다. 다만 회사가 내건 목표인지, 증권사가 추정한 전망인지에 따라 근거의 무게가 다르다. 공시된 것과 발표된 것, 추정된 것을 나눠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 확인 항목 | 롯데EM | SKC | 솔루스 |
|---|---|---|---|
| 핵심 성장제품 매출 인식 | 📌 상반기부터 회로박 매출 발생 (금액 비공개) | 📢 유리기판 매출 발생 전 | 📌 전지박 매출 발생 / AI 회로박 직접 매출은 없음 |
| 고객사 승인 | 📢 승인 확보 발표, 고객사명 비공개 | 📢 품질테스트 진행, 첫 고객 미확정 | 📢 고객사 8곳으로 확대, 명단 비공개 |
| 공급계약 공시 | 고객사·금액이 공개된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는 3사 모두 확인되지 않음 (2026년 9월 19일 검색 기준) | ||
| 정부 지원 | 해당 없음 | 📌 미 CHIPS 생산지원 최대 7,500만달러 확정 📢 NAPMP R&D 1억달러 선정 | 해당 없음 |
| 2027년 손익 개선 | 🔎 증권사 컨센서스 | 📢 동박 부문 회사 목표 🔎 신영은 이차전지소재 2027년 상반기 흑자전환 전망 | 🔎 증권사 추정 |
📌 공시·확정 / 📢 회사 발표 / 🔎 증권사·언론 추정
공급계약 공시는 세 곳 모두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수주잔고와 고객사명도 공개되지 않는다. 소재 업종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그만큼 외부에서 검증할 수 있는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갈리는 지점은 ‘이미 매출로 찍히고 있는가’다. 롯데EM의 회로박과 솔루스의 전지박은 손익계산서에 들어와 있다. 반면 SKC 밸류에이션의 핵심축인 유리기판은 아직 매출이 없다. 신영증권은 5월 리포트에서 앱솔릭스가 2분기 유리기판 샘플 생산을 시작해 신뢰성 검증을 진행 중이며 2027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동시에 양산 일정이 계속 연기돼 왔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Moneygrammar의 해석
같은 2027년이라도 롯데EM은 가동률과 판매단가라는 지금 돌아가는 변수에 걸려 있고, SKC는 아직 팔리지 않은 제품의 상용화 성공 여부에 걸려 있다. 후자는 성공하면 폭이 크지만 실패 시 근거가 통째로 사라진다. 기대 수익과 불확실성이 함께 큰 구조다.
솔루스 숫자가 여러 개인 이유
3사 비교표를 만들다 보면 솔루스에서 숫자가 어긋난다. 이유가 두 가지 겹쳐 있다.
첫째, 중단사업 재분류다. 회로박 매각 후 그 사업이 중단사업으로 빠지면서, 1분기 실적이 두 개가 됐다.
| 2026년 1분기 | 매출 | 영업손익 | 회로박 |
|---|---|---|---|
| 4월 최초 발표 | 1,926억 | −220억 | 포함 |
| 2분기 공시 재작성 | 881억 | −324억 | 제외 |
둘 다 맞는 숫자다. 기준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2025년 연간 실적(회로박 포함)과 2026년 상반기(회로박 제외)를 나란히 놓고 성장률을 계산하면 어긋난다. 연도 비교를 할 때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둘째, 잠정치와 확정치가 다르다. 7월 24일 잠정실적 공시를 받아쓴 기사들은 2분기 영업손실을 213억으로 전했다. 그런데 8월 14일 제출된 반기보고서 확정치는 216억 7,584만 원이다. 차이는 약 3.8억으로 크지 않지만, 확정 과정에서 조정된 수치다.
이 글의 표에는 확정치를 넣었다. 기사 숫자만 모아 비교표를 만들면 이런 차이가 그대로 따라 들어온다.
증설 자금을 감당할 체력은 누가 있나
세 회사 다 증설 계획이 있다. 적자 상태에서 증설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다.
- 롯데EM 부채비율 31.5% — 세 곳 중 가장 낮다. 회로박 생산능력을 기존 연 3,700톤 수준에서 2027년까지 1만 6,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낮은 차입 부담이 증설 추진의 바탕이 되고 있다.
- SKC 부채비율 156.7% — 작년 말 233%에서 내려왔다. 다만 개선의 상당 부분이 5월 유상증자 덕이다. 반기보고서상 자본금이 1,893억에서 2,480억으로 늘었고, 액면 5,000원 기준 신주 1,173만 주가 실제 발행된 것이 확인된다. 발행주식 수가 늘어난 만큼 주당 지표에는 희석 요인이 생겼고, 배정분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는 지분율이 낮아진다.
- 솔루스 부채비율 116.1% — 작년 말 128.5%에서 낮아졌다. 회로박 매각 대금이 재무구조 개선에 쓰인 결과다. 캐나다 1단계 공장이 2027년 1분기 가동 예정이라 자금 소요는 계속된다.
SKC와 솔루스의 부채비율 개선은 영업에서 번 돈으로 이룬 게 아니다. 한쪽은 증자, 다른 쪽은 자산 매각이다. 재무 지표가 좋아졌다는 뉴스를 볼 때 무엇으로 좋아졌는가를 같이 보면 성격이 달라진다.
앞으로 확인할 숫자 세 가지

1. 회로박 매출이 분리 공시되는 시점
롯데EM은 현재 회로박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금액이 의미 있게 커지면 분리해 밝힐 가능성이 있다. 그 시점이 AI 노출이 실체가 됐는지 확인할 첫 지표다.
2. 앱솔릭스 첫 고객 확정 여부
유리기판은 신뢰성 검증 단계다. 공급계약이 공시되는 순간 SKC의 옵션가치가 추정에서 사실로 바뀐다. 반대로 일정이 계속 밀리면 근거가 약해진다.
3. 가동률과 판가
세 곳 다 고정비 부담이 크다. 롯데EM 전사 가동률 77%, SK넥실리스 상반기 평균 75.7%가 어디까지 오르는지, 그리고 가공비 인상이 실현되는지가 손익 개선 시점을 결정한다. 가공비 인상은 회사가 확정한 사항이 아니라 증권사 전망이라는 점을 구분해둘 필요가 있다.
회로박 산업 자체의 구조가 궁금하다면 전지박과 HVLP 회로박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정리한 시리즈 첫 글을 먼저 보는 편이 이해가 빠르다.
자주 묻는 질문
Q. 세 회사 중 어디가 가장 저평가된 상태인가요?
세 곳 모두 영업적자라 PER로 줄 세우기가 어렵고, 증권사마다 적용한 지표도 다릅니다. 같은 잣대로 비교하려면 EV/EBITDA처럼 지표를 통일해야 하는데, SKC는 유리기판 가치가 이익 지표에 잡히지 않아 이마저도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 싸다기보다 무엇에 값이 매겨져 있는지가 다르다고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Q. 솔루스가 회로박을 판 건 실수 아닌가요?
판단하기에는 이릅니다. 매각 대금 3,014억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전지박에 집중하는 선택이었고, 실제로 부채비율은 128.5%에서 116.1%로 내려왔습니다. 회로박을 유지했다면 증설 자금을 따로 마련해야 했을 겁니다. 결과는 전지박 가동률이 어디까지 올라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Q. SK넥실리스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SK넥실리스는 비상장 자회사라 직접 투자할 수 없고, 모회사 SKC를 통해 간접적으로 노출됩니다. 다만 SKC는 화학·반도체소재 부문 비중이 크고 유리기판 사업도 함께 묶여 있어, 동박 업황만 보고 접근하면 실제 손익 구조와 어긋날 수 있습니다.
Q. 기사에 나온 숫자와 이 글의 숫자가 다릅니다.
이 글은 반기보고서 확정치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잠정실적 공시를 받아쓴 기사와 확정치가 다른 경우가 있고(솔루스 2분기 영업손실 213억 대 216.8억), 솔루스는 중단사업 재분류로 같은 분기 숫자가 두 벌 존재합니다. 원문 공시를 기준으로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 자료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2026년 반기보고서 — DART 접수번호 20260814000373
- SKC 2026년 반기보고서 — DART 접수번호 20260814003336
- 솔루스첨단소재 2026년 반기보고서 — DART 접수번호 20260814004134
- 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에서 접수번호로 조회 가능
- 주가는 2026년 9월 18일 KRX 애프터마켓 마감 기준 (롯데EM 정규장 종가 42,300원)
- 롯데EM 밸류에이션 지표·목표주가 평균 — 네이버페이 증권, 에프앤가이드 집계(2026.09.17 기준)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수치는 발행 시점의 공시·시세 기준이며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므로, 실제 투자 전 최신 공시와 본인의 상황을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로 「AI 동박 수혜주 분석」 시리즈를 마칩니다. 세 회사를 각각 다룬 앞선 글들과 함께 보시면 비교 기준이 더 분명해집니다. 본문에서 짚은 세 가지 확인 포인트에 변화가 생기면 별도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